타인의 얼굴

영화평론가협회 합평회: 명량, 2014

S.mi 2014. 10. 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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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ROARING CURRENTS)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개봉 2014, 대한민국, 128분



명량 (2014)

Roaring Currents 
7.7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8 분 | 2014-07-30


영화평론가협회 합평회: <명량> 2부 박태식, 정재형, 이수향, 윤성은, 성진수, 안숭범, 이대연, 민병선

작성자 : 관리자 (2014-08-20 오후 6:54:09), 조회수 : 2

2014-07-24 22


이수향) 저는 <명량><군도>가 너무 다른 스타일의 영화여서, <명량>이 이렇게 까지 진지할 줄 몰랐는데 너무 진지해서 놀랐습니다. 요새 사극이 트랜드인게, <관상>이나 <광해>가 주는 사극이면 안된다는 편견을 깨고 잘되고 흥행도 하고 하니까, 충무로에서 사극이 붐이 된 것 같아요. 그 작품들의 특징을 보자면, 사극이 집중도가 현대물보다 떨어지는 것을 돌파하기 위해 코믹의 요소를을 집어넣어요. 그 많은 런닝타임을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잘 배려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군도><해적>도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명량>이 특이한 점은 그 부분들을 싹 소거를 하고, 오직 정공법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던데, 진지하게 우직하게 다가가는 거죠. 이것도 또 하나의 요새 원하는 스타일의 트랜드, 드라마 <정도전>이 인기가 많았잖아요. 하나의 또, 재 귀환하고 있는, 영웅을 잃어버리고 개개인의 힘이 합쳐져서 무언가 이룰 수 있다는 꿈이 있지만, 꿈만으로 잘 안되는 시대에 또 어쩔수 없이, 누구 한명이 나타나서 우리 인생을 해결해줬으면 하는 불안함을 또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 채용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특징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김한민 감독의 전작 <>이 역동적이고, 카메라워크나, 화살 날라가는 걸 잡는 게, 여러 가지 논란도 있었지만 훌륭했다고 보는데, 이 작품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그 배끼리 충돌하는 충파라든가 해상전투장면이 압도적이라, 저는 너무 재미있는 내용도 없고 해양 전투씬이 61분이라던가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해상전투씬도 별로 안 지루했어요. 저 같은 그냥 여자 관객이 봐도 재미있었고, 최민식 한명에게 완전히 압도적으로 포커스가 맞춰진 영화라서 류승룡 보이지도 않았구요. 나머지 애들은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던 것 같고, 최민식이 밤에 꿈과 환상이 겹친 장면에서 원혼들이 나타나서 자기들의 원망스런 그런 걸 표현을 하고, 울면서 산발이 되서 쫓아가는 장면이 있잖아요.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군도><명량>이 둘 다 주인공이 머리를 풀어헤치는데 너무 다르다. 강동원의 미가 압도된 머리 풀어헤침과 최민식의 원한이 절절히 서린 영웅의 고뇌, 이건 진짜 산발인거에요. 진짜. 그게 너무 두 영화에서 머리를 풀어헤치는데 노리는 지점이 정확하게 정 반대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개인적으로 재미있었구요. 최민식은 연기의 신이구나, 또 한 번 느끼면서, <범죄와의 전쟁>이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최민식 말고 누가 또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성진수) <명량>하고 <군도>는 사극이라는 형태를 가졌지만 정확하게 다른 영화인데, 하나는 정사에 기반한, 역사적 사실을 극화시켜서 재현하는 측면이 있었고, 하나는 아까 퓨전, 판타지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군도>의 철종 몇 년이라는 설정이 그 영화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잡아내기 힘들 정도로, 그 설정이 왜 앞에 내레이션을 하나싶을 정도로 역사적 맥락과는 떨어진 판타지적인 요소가 굉장히 많이 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분명히 틀린 지점이예요. 그런데 그것 외에도 이 <명량>이라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대중적인 지점에 있어서 또 하나의 큰 장르적인 정체성은 이게 전쟁영화라는 점에 있는 것 같아요. 특히나 우리나라 전쟁영화 중에서도 해상전을 다룬 전쟁영화. 그래서 이 영화가 보면 전체 스토리 흘러가는 게 당연히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모를 최민식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부각시키는 면도 있지만, 이 명량해전이라는 전투, 하나의 해상전이 어떻게 실제 이루어진 것인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백스토리와 실제 전술에 대한 설명, 전술의 핵심은 무엇인가에 있어서 정신적인 측면으로 그 전술을, 즉 외적인 전술이 아니라 내적인 전술의 측면을 표현하는데 포커스를 맞췄고, 그것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잘 전달되었다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 해상전투장면을 보여주는 스펙터클을 훌륭했지만 전체 전술을 보여주데 있어서는 설명하는데 있어서 몇 가지 이해 안 되는 부분도 몇 가지 있긴 했어요. 왜 이렇게 한 줄로 서는 그러한 배들의 선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혹은 대장선으로 모이라고 하는 깃발을 올렸을 때 나머지 장수들이 안 오는 게 이게 전술의 일부인가 아님 그들이 지금 오기 싫어서 안오는 건가 라는 것에 대한, 이런 몇 가지, 자세한 설명들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전술들을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그것들이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어요. 일본에서 배가 오는 것과, 일본에서 류승룡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것이 극적으로 잘 표현되서, 그런 것들이 영화의 기대치, 단순하게 어떤 드라마나 이런데서 봤던 영웅의 모습만 강조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를 했는데, 그런 지점들이 영화적으로 잘 표현된 것이 영화에 큰 재미를 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꽤 잘 만든 전쟁영화, 전투를 핵심으로 하는 전쟁영화의 하나의 사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또 하나는 이 영화가 굉장히 대중적으로 가능성을 보이는 지점은 가장 대중들에게 어필이 잘 되고 쉽게 받아들여지는 멜로드라마라는 양식을 효과적으로 잘 취했는데, 물론 멜로드라마 양식이라는 것이 영화에 도입이 되었을 때 비판받는 지점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 한편 대중들에게 굉장히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러한 선택들은 상업적으로 굉장히 선택이 잘 되었다.

 

이수향) 어떤 멜로드라마를 얘기하는지?

 

성진수) 멜로드라마적 양식이라는게 도덕적으로 보이는 한명의 주인공이 어떤 극한의 죽음에까지 이르렀다가 우연적인 사고로 살아내는, 이런 우연과, 지금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극한 상황을 보여주는 스페터클과, 이런 것들로 이루어진 것을 멜로드라마적 양식이라고 보는데. 그런 측면에 있어서 이 영화가 굉장히 그것을, 이 두 가지를 잘 결합해서 대중적으로 어필을 잘 되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또 한가지는 제가 오늘 <명량><군도>를 함께 이야기하려고 보니까, 이제 <명량>을 보면서 아까 두 배우의 삼발을 비교하셨는데, 그런 것도 있지만, 저는 굉장히 이 영화에서 어떤 서사 전개에 있어서 인물 배치가 굉장히 특이한 게 있었어요. 이순신이라는 한명의 사람을 중심에 두고, 나머지, 심지어는 이순신이라는 인물과 적대적인 관계를 이루는 강력한 적인 류승룡이라는 인물도 서사적으로 큰일을 할 것 같지만 리슌쉰!! 리슌쉰!”! 몇 번 외치다가 그냥 죽어버리는 상황이 되고, 모든 왜군 장수들은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지나 계속 보고만 있고, 모든 백성들과 장수들과 사병들도 이순신이 뭘 하나 보고만 있는, 이런 굉장히 뭐지?’ 스러운 인물을 보여줘서, 마치 한편으로는 이런 역사적 사건에 대한 증인으로서 그 모든 사람들이 역할을 한다라는 생각도 들면서 또 한편, 마치 관객인 내가 저 해상전투를 보고 있다시피 저들도 모두 관객의 위치에 놓여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굉장히 영화가 클라이막스로 가면서 특이하게 보였던 것은, 그렇게 수동적이고 어떤 하나의 그 능동적인 인물이 되지 못했던 주변의 인물들이 영화의 전투씬이 점점 더 극의 클라이막스로 다가가면서는 그들이 또 한명의 영웅으로 탄생되는 것 같은 그런 전개를 이 영화가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더라구요. 특히 그게 저는 굉장히 극적으로 다가왔던 게, 배에 뛰어 들어가서 왜군들하고 배에서 피터지게 사투를 벌이잖아요. 그때 카메라워크를 잘 보면 이쪽 배에 둥근 지점을 트래킹하듯이 쭈욱 훑어가면서 백병전을 보여주는데, 거기에 그 전까지 단 한번도 이 캐릭터 이름도, 전사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지만 그동안 반복해서 보여줬던 개개인의 수병, 스님, 의병, 장수 등 이런 사람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장면을 마치 병풍처럼 전시하는 카메라워크를 보여주는데, 그런 카메라워크와 함께, 정말 이 영웅이 죽을 지점, 사점에 이르는 그 회오리 안에서 빠져들어 가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순간에, 정말 우연적으로 그들을 꺼내줘서 영웅을 탄생시키는 역할 자체를, 그동안 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하고 넋 놓고 있던 백성들을 하게 도입을 시키는거에요. 그렇게 한 번의 전투가 끝나고 나서, 배에 노젓고 했던 그 사람들의, 정말 그러한 장면들도 중간에 잘 삽입을 하면서, 그 사람들이 한 번의 전투를 끝나고 나서 단숨에 노고들을 잊으면서 뭔가를 먹으면서, 자기 스스로가 영웅으로 태어나는거 같은 대사들을 던지고 하는 지점들이, 한편으로는 영리하면서, 한편으로는 이 영화가 <군도>하고 비교되는 지점이었어요. 왜냐하면 <군도>는 실질적으로 주인공들을 사실 하정우와 강동원이 연기한 인물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 그 영화가 처음에 포지셔닝한 것을 보면 인물들을 소개하는 방식을 보면, 그 군도 집단의 많은 사람들을 캐릭터를 하나하나, 이름까지 하나하나 다 소개해주잖아요. 그런데 그 영화가 서사적으로 쌓아가면서는 그들의 죽음이 너무나 허무하게,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왜 저기서 저렇게 죽어야 하는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스타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렇게 죽어가면서 이름을 잃어가게 만드는데, 이름을 가졌던 사람이 이름을 잃어가면서 영웅의 탄생을 완성하지 못하는데, 이 영화는 그거와 반대방향으로, 이름이 전혀 없었던 그 많은 엑스트라들을 영웅으로 탄생시키는 그러한 서사를 쌓아가는 방식이라든지, 보여주기의 방식들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 독특한 지점이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참 영리하게 관객들을, 어차피 영웅인 걸 미리 알고, 이 영화는 영웅의 탄생을 나타내는 영화가 아니라 이미 영웅이 된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모를 그냥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에, 사실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평면적이거든요, 이 영화 안에서는. 그것을 보안하는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하나의 감정이입이 될 만한, 신처럼 다가가지 못하는 영웅이 아니라, 감정이입이 될 만한 캐릭터들을 굉장히 요령 있게 배치를 해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군도>에게서 기대했던 민란, 가지지 못한 자, 일반백성들이 가질 수 있는 통쾌함을 거기서는 이루려고 했으나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이 영화는, 전혀 그것을 기대하지 않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한 방법으로 이루고 있다는 것이 영화에서 특징적으로 읽혔습니다.

 

윤성은 ) 성진수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더 감동이 돼서 메타비평을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저도 어차피 우리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역사적 인물을 생각을 했을 때, 이걸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이분을 영웅으로 다시금 재해석하는 것 보다는 그가 어떻게 지금 명량해전이라는 위대한 전투를 어떻게 승리로 이끌 수 있었을까라는 거였을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이겼을까 전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고, 거기에 나머지 스케일이라던가 드라마가 더 붙으면 더 훌륭한 작품이 되겠지만, 제가 먼저 보았던 부분은 그 부분인데, 괜찮았던것 같아요. 그 부분이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저도 비슷한 맥락에서, 진짜 뜬금없이 무슨 스포츠 영화에 스포츠가 안 나오고, 전투 영화인데 전술하나도 없고, 이런 영화들 너무 많이 봐왔는데, 이 영화에서는 정말 감독님도, 보도자료를 보니까 거기서부터 호기심이 생겼다 말을 하셨던 것 같은데, 영화에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부분들이 만족 할 만큼 설명이 돼서 그것이 좋았다 생각이 들구요, 그리고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그리는데 있어서는 저는 솔직히 이제 거의 뭐 최민식에 대한 연기에 대한 호평일색과 최민식 없이는 이 영화는 있을 수 없다라는 평들이 이어지는데, 저는 그렇다고 해서 최민식이 보이진 않았어요. 저는 이순신을 봤지. 오히려 더 큰 칭찬일수 있겟죠, 본인에게는. 그래서 최민식이 연기를 잘해서 이 영화가 빛났다 이렇게 하기보다는 이순신 캐릭터 자체가 전반 60분 동안은 어떤 고뇌하고, 아프고, 고문 받고, 굉장히 인간적인 이순신 모습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장군의 모습까지 여러 가지의 맛을 골고루 보여줬던, 물론 새롭진 않지만, 그래도 이순신 영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을 하고, 아까 전에 이 영화에 이순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역사적 증인처럼, 관객처럼 느껴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역린>이나 <군도>와는 다른 이 영화의 매력이죠. 주연과 조연을 확실히 구분해주는. 물론 우리가 당연히 일본군을 프로타고니스로 상정할 순 없고, 그렇게 감정을 이입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어쨌든 이 영화에서 그것을 최근 영화들이 못해주니까 오히려 이 영화에서 부각되었던 것 같아요, 장점으로. 최민식과 그 이외에 조연의 역할들이 잘 분배가 돼서, 물론 류승룡의 역할을 더 기대했었던 관객들도 있을 수 있고, 너무 힘없다 느낀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는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뚝심이, 결국은 이순신에게 굉장히 많이 실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최선의 선택으로 주연과 조연의 차별이 뚜렷하게, 확실하게, 많은 차이를 가지고 이뤄질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구요.

어떻게 보면 스타일이라든가 미학적 측면에선 솔직히 세련되지 않은, 앞에서 두 번쨰 줄에서 보다보니까 다시 봐야할 것 같은데, 실망스럽다기보단 의외의 장면들이 있었어요. 좀더 세련된 기술, 굉장히 CG에 많은 돈과 시간을 쏟은 영화인데, 아 조금 더, 아주 아쉽다 이런 부분들도 있었고, 카메라워크라던가 이런 것들도 분명히 <해적>이나 <군도>같은 작품들에 비해서, 조금 튀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것들도 어떻게 보면, 전 그런 생각했거든요, 어쨌든 해적이기 때문에 눈부신 날 햇살이 비추고 파란 바다에서 싸우는 <캐리비언해적>처럼 보이는 오락영화에서 보이는 그런 비쥬얼, 그게 그래도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잖아요. 컬러풀한 색채라던가. 그런데 이 영화는 정말 그 뚝심이 이 부분에까지도 작용을 해서 칙칙하고 어둡고 정말 예쁜 화면 하나도 안 나오고, 직부감 숏들도 어둡게 나왔는데, 바닷물 색 자체도 잿빛이잖아요. 그런 것 자체도 전쟁을 하던 그 날에 심리적 분위기까지 합쳐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그런 부분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바닷물 파랗게 만드는 게 뭐 어려운 일이겠어요. 요즘에. 그런데 그렇지 않고, 관객들이 그것을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이 영화에 분위기를 이끌어나가겠다고 하는 부분들이, 물론 평론가들이나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가지고 이었던 주제의식과 이 영화의 기획의도를 끝까지 잘 끌고 나갔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안숭범) 저는 일단 이 영화는 어느 정도 잘 만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전례가 없는 해상영화로서의 스펙터클도 있고. 저는 일단 이 영화를 인물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인물의, 원톱으로 있는 영웅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관객을 공유시키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감독이 영화를 잘 장악하고 있다, 자기 영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잘 들어서 그런 면은 좋은데, 이것도 일단 비판적으로 좀 보면, 서사적인 기획은 자기 스스로는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우리가 어떤 집단이나 국가에서 영웅으로 평가받는 사람들은 그 영웅으로 칭해지는 배경이 되는 정보들 이외에는 윤색되기 마련이에요. 예를 들면 이순신에 대한 다른 어떤, 이순신이 불한당이었다느니, 어렸을 때 문제가 많았다느니, 이런 것들은 알지도 못하잖아요. 이미 영웅, 위인이 된 사람은 신화가 되어있죠, 그 집단 내에. 그런 사람을 영화가 소재로 다룰 때에는 몇 가지 형태가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가 더 신화화 시키는 거에요. 많은 사람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압도적인 지지층을 관객층으로 흡수하기 위해서 아주 보편적으로 쉽게 타협하는 지점인데, 예컨대 서세원씨가 <도마 안중근> 만든 거. 아마 이승만 만들었으면 비슷하게 만들어졌을 거예요. 신화화된 인물을 더 신화화시켜서 거기에 애국주의적인, 민족주의적인, 정서적인 것들을 투여하면서 볼 수 있는 관객층을 집결시키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그 영웅이라고 하면은 그 영웅은 인간적인 면들이 많이 결락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인간적인 면모를 밝혀주는 방식이 있겠죠. 그런데 이것도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변호인> 같은 경우. 인간적인 숨은 면모, 어떻게 보면 노무현은 어떤 특정 집단에는 많이 신화화되어있는 존재인데, 많은 유명 정치인들이 인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결여되어있다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정치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복권시켜주는 거죠. 그런데 그거는 다시 신화화시키는 방식이에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목표는 신화화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변호인>은 서사적인 기획이 분명한 정치적인 영화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영웅의 인간적인 숨은 면모를 다루면서도 탈신화화 시키는 걸로 끝내는 영화들도 있어요. 예를 들면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같은 영화, 작년에 개봉 한 다큐멘터리이긴 하지만<서칭 포 슈가맨> 같은 거. 아니면 스필버그가 만든 <링컨> 같은 경우도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렇게 영화를 찍으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면서 신화화 시켜야지라는 아주 의도적인 전략이 없어도 그 영화가 끝난 다음에 관객들이 그 여운을 느끼면서 신화화 될 수 있어요. 이건 더 고도의 전략이고 영화가 더 나아가는 거죠. 그런데 또 안 좋은 것 중에 하나가 그냥 탈신화화 시키는 거예요. 그 영웅을. 영웅의 다른 정보들을 가지고 그 영웅의 다른 면을, 이게 자극적인 거죠. 정치적인 영화일 수 있는 거죠, 다른면으로 보면. 제가 서사적인 기획을 잘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 점은 뭐냐면, 도대체 의도가 여기서 어느 지점에 있는가를 평가내리기가 어렵더라고요. 꼭 어느 지점에 있어야 된다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그 영화가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장악하고 만들었는지에 대한 것은 이해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거죠. 예를 들면 이순신의 감정선을 따라가는데, 이순신의 면모가 많이 드러난 것 같진 않아요. 이순신이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의 정보에서, 정보의 총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대신 미덕이 있는 부분은, 아까 말씀하셨던 민초들이 배를 끌어당기면서, 사실 약간 오글거려요 어떻게 보면. 언덕에서 만세 부르고 손 흔들고 이런 부분들이 사족처럼 오글거리긴 한데 의도는 이해하겠어요. 그렇게 하면서 우리가 누구나 알고 있는 영웅의 배면에 익명의 영웅들을 복권시키는. 전체적으로 사실 옳은 방식인데 약간 오글거리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여튼 저는 서사적인 기획이 자기가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영화의 노선을 평가내리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아까 카메라를 이야기하셨으니까 덧붙이자면 카메라는 전투장면을 리얼하게 찍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좋은데 앞부분과 뒷부분에 편차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앞부분에 촬영을 좀 못한다고 느꼈어요. 그냥 인물을 잡으면서 감정선을 동화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다가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방식으로만 최소한도로만 촬영이 임하다가 나중에 스펙터클을 보여주기 위해서 전술적인 전체상황을 조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된 촬영된 역할이 좀 큰데, 그 전까지는 촬영이 좀 어설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한 영화 안에서 한 촬영감독이 찍었는데도 편차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후반작업이 아니었으면 영화가 어설프게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대연) 저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인상 깊게 본 장면이나, 영화전체가 인상 깊었다는 면이 없어서, 사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치마저고리 흔드는, 그 장면에서 잠깐 눈물이......

 

이수향) 말도 안 돼. 오글거리는 장면인데......

 

일동 웃음

 

이대연) 아니,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는 건지. 저는 이거 보면서 뭐가 떠오르냐면, 옛날에 <미스터고> 봤을 때가 떠올랐거든요. <미스터고>의 주제가 CG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의 주제도 그냥 전투인거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칼의 노래><불멸의 이순신> 드라마도 다 봤고, 정말 역사스페셜도 다 찾아보고 했는데, 그럼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조명한 거였으면 최소한 지금까지 나왔던 데이터들을 충분히 반영을 하거나, 그것을 넘어서는 어떤 지점을 가져가거나 했어야 했는데, 그거의 반의 반의 반의 반도 안 가져간 것 같아요. 전혀 새로운 내용도 없었고. 그리고 다른 인물들이 생동감 있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치마저고리 빼고는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 이 영화의 인물도 없고 역사도 없다고 봐요. 사실 최민식의 연기를 사람들이 칭찬을 하는데, 거기에 최민식이 아니라 그 누굴 갖다 놨어도 그 정도는 나왔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분량 자체가 그렇게 막 저기하지도 않고 전투장면에서 누가 그냥 가만히 서있으면 다 그냥 커버되는 부분도 있었을 거 같아요. 과장된 이야기인지 모르겠는데 최민식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게 굳이 그래야 하나 싶었어요.

그냥 이 영화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전투 장면을 난 이렇게 찍을 수가 있어라는 것이 다인 것 같아요. 그럼 전반부 60분의 서사는 뭐였느냐? 후반부를 밑도 끝도 없이 들이밀기는 좀 쑥스러우니까 그냥 갖다 놓은 거 같아요. 사실 그것도 되게 제가 볼 때는 이해하기 힘든 구조로 되어있어요. 시작하자마자 고문을 당하거든요. 그런 고문당하는 장면이 나왔어야 되어 있는가? 전체적인 맥락속 에서 없어도 굳지 뭐 저기한 것 같고, 이순신이 고문당한 것도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아까 안선생도 말씀하셨지만 어떤 역사적으로 굉장히 유명하고, 너무 유명해서, 더 이상 유명해질 필요가 없는 인물인데, 그걸 굳이 했을 때에는 왜 했냐라는 질문이 당연히 나올 텐데, 여기는 그 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요소가 하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싸우는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거죠. 그러면 그 싸우는 장면이 제대로 나왔느냐 했을 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너무 많은 거에요, 전투장면자체가. 예를 들어서 조선군은 판옥선이고 거긴 참조선인데, 그 두 배는 붙지 않아요. 이순신이 전승할 수 있었던 건 배를 거의 붙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거든요. 포를 쏘고 도망가고 포를 쏘고 도망가고. 그게 왜 가능했냐면 조총이 조선화포보다 사거리가 짧아요. 그때 이 영화 보면 제일먼저 전투가 어떻게 시작하는가 하면, 조총이 먼저 날아오면서 전투가 시작되거든요. 그러니까 전혀 이게 알 수 없는 장면들이었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조선군이 조총을 사용하지 않고 활을 사용했던 이유는 사거리가 길고 명중률이 높아서였는데, 여기는 조총이 사거리도 길고 명중률도 굉장히 높아서 저격수도 있구요. 이미 그건 조총이 아니죠. 또 이런 장면도 있는 것 같아요. 판옥선이 있으면 일본군이 싸우는 방식은 뭐냐면, 앞이 뾰족하기 때문에 배를 들이밀고 적선을 반파시켜놓고 거기에 뛰어올라가서 백병전을 하는 것이 일본군의 전술이었기 때문에, 일본에는 거의 수군이 없고, 수군이라고 해도 거기 탄 병사들은 육군이었어요. 그러면 일단 백병전을 시작하면 조선군이 이길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무슨 생각이 드는가 하면, 저건 이긴 전쟁이 아니라 진 전쟁 같은데 저기서 이길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뭐가 있는가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는데, 영화가 얼마나 리얼리티를 말해주고 있느냐라는 점도 좀 저기 했구요. 또 하나는 옛날에 가장 문제되었던 것 중 하나가 <명량>이 제작된다고 소문이 났을 때, 스틸컷 하나가 나왔는데 이순신이 가지고 있는 칼이 일본도였죠. 그래서 논란이 됐던 부분이 있었는데, 고증을 많이 했다는데, 도대체 그럼 무슨 고증을 한것인가라는 부분에서 말을 하고 싶고, 저도 처음에는 이게 전통사극에 가깝지 않은가 라고 했는데, 전투장면을 봤을 때, 이건 좀 판타지에 가깝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또 하나 제가 보기에 가장 거북했던 것 중에 하나가 아까 그걸 구경하고 있는 백성들의 모습이 나왔는데,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그걸 보면서 참 희한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걸 보면서 두 가지를 느꼈는데, 하나는 그 이순신의 아들이 회인가요, “도대체 아버님은 두려움을 어떻게 이용하신단 말인가그러면서 일본 만화에 나오는 내레이션처럼 독백처럼 혼자 이야기 하다가 , 저래서 그런것인가이런 톤으로 하는 그런 걸 봤을 때 형식적으로 일본 만화를 떠올리게 한다는 생각이 좀 들었고요. 또 하나는 저 하얀 옷 입은 사람들은 저 땅에서 마치 한일축구전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저걸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그 사람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용기를 얻어서 하는 일이 뭐냐면 영웅을 살리는 일이었거든요. 저는 그 장면이, 그 사람들이 용기를 얻어서 나가서 싸운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한일은 자신들의 영웅을 구해내는 수동적인 어떤 그런 모습들을 보인거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편한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군도>와 비교가 자연스럽게 된 것 중에 하나가 <군도?가 영웅의 모습들이 나오긴 하지만 상당히 약하고, 제목에서 떼도둑, 의적의 모습, 그것이 확장되는 백성의 모습을 주된 어떤 저기로 가져간 거에 비하면, 똑같은 어려움 속에 있는 상황에서 영웅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좀 차이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개인적으로는 후반 전투장면이 흥미롭긴 하되 한국에서 해전장면을 저렇게 찍은 유례가 있었나 생각을 하면, 저는 기억이 나질 않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 있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역사 스페셜의 확대판? 역사스페셜 보면 전쟁 장면 같은 것은 CG 그래픽으로 표현해주는데, 그 그래픽 전투장면의 어떤 확장판 이외에 이건 뭘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좀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고 싶어요. 이상입니다.

 

민병선) 역사 스페셜과 같은 회사가 만들지 않았을까?

 

이대연) 일본군 배들이 부감으로 보이는 장면은 진짜 역사스페셜하고 뭐가 다르지 저게?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민병선) 요샌 화두이기도 하고, <트랜스포머>같은 건 화면비율이 70%CG가 들어가도 너무 자연스러웠는데, <명량>같은 건 한 20%, 전체 화면으로 봤을 때, CG 들어가는 부분이, 그런데도 너무 눈에 튀더라고요. 아직 기술이 좀. 오히려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40억 짜리 영화에 CG가 왜 이렇게. 기술적인 부분이 아마 이 영화 전체적인 부분을 많이 좌우를 했을 것 같아요. 옛날에 어떤 분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배가 이렇게, 뗏목 같은 배가 와서 접안하는 거 그거하나 찍는데 하루 종일 걸렸데요. 근데 결국 포기했다고 하더라구요. 포커스를 못 맞추겠다고 하더라고요. 하도 흔들려서. 물이 계속 흔들리니까. 그런 판에 이런 해상영화를 찍는다고 하면 정말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마 많은 계획과 생각이 있긴 있었을 텐데, 그것이 구현이 못된 이유가 아마 그런 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일단 들긴 들더라구요. 예를 들어 아쉬운 게 그런 해상전투, 60분간의 해상전투가 지금 얘기들이 나오셨지만 좀 밋밋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는 명량에서 무슨 전술이 있나라고 했지만 결국 전술적으로 보이지는 않거든요. 오히려 보이는 전술이 아까 말한 일본의 전통적인 전술, 즉 빠르게, 배 자체를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빠르게 만들어서 배에 빠르게 다가오도록, 접근할 때 조총을 쏘고, 옆에 붙인 다음에 올라타는 백병전, 그게 일본식. 옛날 일본 해군의 특징, 그런 것이 오히려 영화 속에서 보이지, 우리 조선 수군의 전술이 좀 안 보이는 느낌이 있고, 그래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좀 밋밋한, 그러니까 이순신도 좀 밋밋하고. 왜냐하면 이순신이 밋밋한 이유는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저렇게 캐릭터가 구축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들지만, 하여튼 뭘 해도 좀 아쉽고 밋밋한 쪽으로 갔었던 것 같구요. 그래서 아쉬운 점들은 좀 많이 있지만, 이런 정통 사극으로서 요런 영화는 저는 굉장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은 해요, 일단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올해 제가 명량을 가봤거든요. 거길 가봤는데, 바닷물이 색깔이 진짜 그래요. 회색이야. 그리고 영화속에서 할아버지랑 바위절벽에서 바닷물 보는 장면들, 그게 딱 관광지거든요. 거기, 거기서 찍었더라구요.

 

정재형) 거기가 물살이 그래요?

 

민병선) 휘돌아가는 게 어느 정도냐면, 제가 가서 보고 놀란 게, 거기서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낚시를 뭐로 하냐면 잠자리채를 가지고 해요. 낚시대가 아니라, 물살이 세니까 물고기가 올라오다가 정지가 되요. 그러니까 왜 서있지? 하는 느낌이 들어요. 서로 힘이 붙는 지점이더라고요. 그런데 이 물고기가 뚫어야 하니까 꼬리를 너무 세게 치니까 상체가 떠요, 그때는 건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이순신이 바다 바라보는 그 옆에 횟집이 있어요. 그 주인 아저씨가 바로 건져서 회를 떠주는거에요.

 

일동 웃음

 

민병선) 물살이 그렇게 세요. 그래서 아쉬운 게, 아까 민중에 대해 아까 얘기 나온 부분이 두 가지 설이 있잖아요. 명량 앞바다의 민중은 쇠줄을 잡았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안보이잖아요. 그리고 또 하나가 저도 아쉽더라고요. 왜 이렇게 꼭 월드컵도 아니고 관전하듯이 했을까, 왜냐하면, 또 하나의 설이 배가 12척밖에 없으니까 적이 봤을 때 우습잖아요. 그러니까 100채를 뒤에 놨데요. 그런데 그게 가짜배라는 거에요. 그거를 백성들이 했다는 거에요. 패선이나 그런 것들을 이용해서 배가 뒤에 많은 것처럼, 우리 성 뒤에 이렇게 숨어있는 것처럼 해서 한 번에 못 들어오게 그런 걸 줬다는 설은 있는데, 영화 속에서 그런 걸 안 쓰더라구요 그런데 차라리 저렇게 쓰는게 효과적인가라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이대연) 거기 철줄을 묶었던 자리들이 있잖아요.

 

민병선) 그리고 거기 관광지에 유명한 상이 있는데, 너무 감동적인데, 그런 걸 왜 안 썼는지 모르겠어요. 그게 뭐냐면, 3대가 같이 죽은 거에요.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3대가 다 그 전투에 갔다가 다 거기에서 돌아가신 거에요. 그게 동상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민중적인 모습을 좀 더 부각시켰으면 요새 트랜드에 그게 더, 이순신은 유명하고 너무 잘 아니까,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이제 또 예전에 어떤 미국분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이렇게 위대하신 분을 왜 모르느냐, 서구에서 우리는 모른다는 거에요. 그래서 이걸 왜 알리지 않느냐 라고 하는 얘기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걸 보면 좀 배의 전술을 잘 살려서 이순신 장군의 이런, 왜냐면 이게 전세계 유명한 4대해전이라는 해전이 있잖아요. 그리스의 살라미스 해전이 학익진, 한산대첩이랑 똑같아요. 지형지물과 섬을 이용해서 후퇴를 하면서 나중에 그걸 하거든요, 그리고 그담에 유명한 넬슨 제독의 전투 있잖아요. 넬슨 제독은 이순신하고 거의 비슷해요. 똑같이 해전하다 전사 하는 것도 비슷하고 그분이 돌아가실 때 한말, ‘나는 나의 의무를 다했다이 말이 영국의 정신적인 뭔가로, 이순신 장군이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처럼 비슷해요. 근데 넬슨 제독이 한 전투가 요번에 명량에서의 충파전투랑 거의 흡사하거든요. 예전에 에스파냐와 영국의 전투가 있어요, 2대 해전 전투인데 그때 함포사격전투가 원거리에서 함포사격으로 적을 괴멸하는 그 전술이 있었는데,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이 그걸 쓰거든요. 일본배가 오면 떨어져야 해요. 그래서 함포를 쏘고 물러나고, 그리고 포가 떨어지면 이쪽방면으로 회전하는, 이쪽방면으로 도는 그런 전술을 쓰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일본배는 붙어야 하니까 그 포를 뚫고 오다가 괴멸당하는 구조지, 붙으면 일본이 이기는 거거든요. 전술상 걔네가 유리한 방향이기 때문에. 그런데 넬슨제독이 그걸 쓰더라구요. 거북선처럼 보통 종대로 선다고 그러나, 적을 뚫고 들어간대요, 그래서 적을 T자로 만들어서 함포사격으로 적을 괴멸시키는게 넬슨식 전투인데, 그 전에는 한명도 그 전술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넬슨이 그렇게 쏠 줄 몰랐으니까 그거에 다 속절없이 당해버렸대요. 그래서 영국이 해가 되지 않는 나라가 되는 초석이 되었다는데. 외국에서는 그런 유명한 전투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재생산이 되는데 이순신을 몰랐대요. 2323승의 12척의 배로 330척의 배를 괴멸한 그걸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러니까 그 누구도 당신은 너무나 위대한 해군 막 이랬더니, ‘야 이순신 앞에서 그런 얘기 하지 마라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고. 또 제가 기사를 보니까 도고 함장인가 이분이 이순신의 전술을 보고 배의 전투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해서 러일전쟁 때 이걸 쓰더라고요. 그래서 러시아함대를 격파시키더라고요. 그러면서 나의 덕은 이순신의 전술이다. 그게 좀 아쉬웠어요. 60분간의 전투를 전술과 뭐 이런 게 좀 보일 수 있었으면. 앞의 60분간의 전반부는 이 8년인가의 전쟁을 압출을 해야 되는.

그래서 저는 한국 사극이 이 부분을 논의를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면 한국 사극이 서사, 내러티브가 역사적 팩트와 어떤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 창조되는 부분을 엮을 때 내러티브를 쓰는 방법이, 내레이션이나 자막을 써서 자꾸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들이 과연 효과적인지 모르겠어요. <군도>도 그렇고 이순신도 그렇고 크게 효과적인 것 같지 않은 것 같고 지루하거든요. 근데 또 설명도 안돼요. 뭔지도 모르겠어요. 이순신이 왜 감옥에 갔다 나와서 저렇게 하는지, 7년 동안 감옥에서 죽을 뻔 하다가 나왔는지, 그런 걸 하나 모르잖아요, 영화를 봐도 모르거든요. 원래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하는데 애석하게 이거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요. 사극이 계속 열풍이고 블록버스터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사극이잖아요. 그것도 저는 문제라고 봐요. 하여튼 사극을 어떻게, 역사적인 재해석하는 문제에 있어서 내러티브를 항상 이렇게 나오는 이유가 뭔지 좀 궁금하구요. 하여튼 그래서 요런 부분들을 좀 아쉽지만, 하여튼 영화를 총평으로 하자면 그래도 가족이 다 볼수 있는 영화라, 저는 <군도>에 더블스코어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윤성은) 근데 재미있는 것이, 다들 아쉬운 점을 이만큼 말씀하신다음에 총평은 괜찮았다, 이게 이순신 영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영화는.

 

성진수) 아까 말씀하신 역사적인 팩트를 전달하는 데 좀 모자라다는 점. 팩트도 말씀하셨지만 배경이 되는 것이 모자라다. 설민석 선생님의 동영상 강의를 보시면, 이게 왜냐면 <역린>때도 그거를 홍보로 많이 했구요. <명량> 설민석 치면 이 전사가 너무나 재미있고 영화만큼 흥미진진하게 설명을 해줘요. 영화사에서 홍보영상으로 만든 거에요. <역린>때는 1탄을 영화 개봉 전에 만들고, 개봉한 이후에는 그 이후의 이야기로 두 개를 만들었는데, 지금 이것도 1탄이라고 나온걸 보면 분명히 나중에 추가설명이 있을 것 같아요. 영화적으로 소화 못하는 걸 마케팅으로 소화를 하는 것이 흥미로웠고, 일단 그 강의가 영화만큼 재미있다는 사실.

 

박태식) 저는 윤성은 선생님이 전화를 해주셔서 <명량>을 봤어요. 제일 앞자리에서 봤어요. 최민식 얼굴이 이만하게. 난 앞의 두 분하고 좀 비슷한데요. 제가 옛날에 해군전쟁사라는걸 읽었어요. 거기서 굉장히 재미있었던 건 사실 니미츠 제독이 일본하고 싸울 때, <도라! 도라! 도라!>인가 거기서 박살을 낸. 근데 그게 이순신장군의 전법이라는 게 교과서적인 것이더라고요. 넬슨도 이순신 최고다, 그런데 우리는 전쟁을 할 때 해군을 떼어놓거든. 붙지 않아요. 붙는다고 하는 건 옛날 로마에서도 붙었다고. 로마에서는 갈고리선이라는 것이 있어요. 붙어서 갈고리 걸어놓고 수평이동을 하는 거야, 그렇게 하는 로마의 전술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거를 보면서,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원래는 우리 전술하고 좀 다른 건데’. 그래서 내가 감독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을 해봤어요. 그랬더니 감독은 한번 여태까지 나왔던 모든 영화 중에서 제대로 된 해전 장면을 한번 보여 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 시간 동안 한번 몰입을 쫙 끌어당길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고, 그러다보니까 정확하지 않은 역사적인 거에 대한 얘기가 있을 수도 있고.

그리고 이걸 보면서 재미난 게 있었는데 제가 중학교 때 본 영화 중에 <성웅 이순신>이라고 있어요. 김진규 나오는 거. 중학교 때 봤어요, 입석으로. 그런데 완전히 그 영화 망했거든요. 내가 지금 중학교 때 본 기억으로 봐서도 별로였어요, 그땐 영화평론가도 아니었지만. 이게 전쟁을 하려면 전쟁얘기를 확실히 하든지, 아니면 성웅을 그리려면 성웅을 확실히 하든지. 이상한 깃발 몇 번 올라가더니 이 영화가 끝나더라구요. 그래서 아마 이 영화감독이 그런 걸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해전장면 한번 보여주겠다는 그런 의도라면 성공한 것 같아요. 아마 사람들이 해전장면 진짜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그런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면 그것이 사실유무를 떠나서 상당히 재미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난 여기서도 아들이 말하자면 내레이터 같은 거야. 아버지의 말을 대신해서 물어보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이 사람(아들)에 대해서 임금이 임금답지 않은데 충성하면 뭐 합니까하니까 이순신이 임금한테 충성하는 게 곧 백성한테 충성하는 것이다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어쨌든 역사의식 같은걸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다. 그렇지만 역시 중요한건 제대로 된 전쟁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게 아니었나 싶어요. 그래서 내가 관객이라면 <군도>보다는 <명량>을 한번 보고 싶을 것 같아요. 이 영화가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흥미진진한건 사실이에요. 이순신이 고문당하는 것만 보다가......

 

정재형) 저는 어떤 측면에서 좀 보고 싶은가 하면, 이순신은 대단히 정치적인 소재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왜냐하면, 사실 이순신을, 역대 정권에서 영화를 선호했던 정권이 두 정권인데, 하나는 박정희 정권이고 하나는 노무현 정권이에요. 그래서 그 당시에 이순신이 많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박정희 정권 때는 물론 망했지만, 김진규 선생이 제작, 주연까지 했던 영화가 있었죠. 그리고 사실 박정희의 아이콘이었죠. 현충사 등 해서 박정히 하면 이순신, 이순신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전 국민적으로 추앙하는 추모 사업을 많이 했구요.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좋은데, 그것을 상당히 비판하는 입장에서 보면 정치에서 이순신이라는 아이콘을 상당히 동일시시키면서 외로운 지도자 상을 부각시키는 정치적 도구로 이순신을 성웅화시켰다는 비판을 했던 시절이 있었고, 그리고 그 시절에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의 뇌리에는 이순신은 정말 구국의 영웅,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구국의 영웅이에요. 인간적인 면모가 전혀 없죠. 그래서 그때 당시의 영화가 안됐을 거에요. 단체동원을 했을지언정 일반적인 관객들은 재미가 없는 거죠. 너무 교과서적인 인물이니까. 사실 제작자의 포부와, 그래서 더 많이 들을까 했는데, 사실은 또 단체동원이나 좀 했고, 일본사람들이 안 봐서 망했을 수도 있는. 그리고 그게 또 어렵지 않습니까, 촬영하기도. 그 당시도 돈을 많이 들였는데 그걸 뽑아내질 못해서 망했던 사례가 있죠. 그만큼 대중한테는 오히려 인기가 없는, 왜 인기가 없었냐, 너무 국책적으로 강요를 하니까. 그런 이미지를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었죠. 그러다가 노무현 정권 때 이순신이 다시 부활되는걸 보면서 이순신을 이렇게도 또 어필할 수 있구나. 그래서 어떻게 보면 외로움 역시 지도자와 부합되는 이미지이긴 한데 그때는 야당에서 정권을 잡다보니까 이순신이 그 당시에 굉장히 억울하게 몰려서 백의종군 했던 거라던가,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서도 나라를 구하려 했던 그런 부분이 굉장히 노무현 정권에 정통성, 이런 것을 설명해주고 받혀주는 그런 식의 역사적 인물로 부각이 되면서, 소설이나 드라마로 많이 나왔죠. 기억으로는 김명민 주연의 <불멸의 이순신>도 아마 그 시기에 제작된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 김한민 감독이, 지금의 정권에서는 박근혜정부로 왔을 때에는 이순신은 전혀 조명이 되지 않고 있다가 사람들의 머리에서 이순신이 지금 크게 이슈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 사극의 열풍 속에서도 전혀 엉뚱한 전통사극을 다루고 있고, 다들 퓨전 판타지 사극을 하고 있는데 이순신 영화를 하고 있죠. 이순신을 찾는 것도 아닌데, 코드도 아닌데 만들어서, 제가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왜 만들었냐고 물었더니 이순신을 만든 이유는 공론이 분열되어있는 상황에서 통합을 이야기할 수 있는 키워드로서 이순신이 가장 역사적 인물로 떠오르지 않는가 본인은 그렇게 생각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어떤 역사의식을 김한민 감독이 넣으려고 했다는 건 읽을 수는 있겠더라구요. 지금 시대정신을 그렇게 읽었다고 본거에요. 지금 여야가 분열되어 있고 정치적으로.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선조에게서 버림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왕에게 충성하고 그 충성의 뜻은 백성을 위한 것이라는 유교적인 질서 하에서 나름대로의 역사의식을 이 영화가 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영화는 뭐니 뭐니 해도 이순신 선전하는 거는 정치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게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에요. 스필버그의 <링컨>, 존포드의 <링컨> 이런 영화들이 정치적으로 해석되어지듯이, 어떻게 이순신이 해석되는가가 관건인거 같아요. 이 영화를 보는 대중적인 관심은 다르겠지만, 결국은 이것을 만드는 제작자의 입장, 상당히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고 보고, 김한민 감독이 밝혔듯이 이것은 지금의 정치적인 상황을 비유하고 싶었던 그런 역사의식을 갖는다고 봅니다. 이게 사실은 전투영화라는 관객들의 기대와는 달리 영화는, 또 모르겠어요. 만든 거에 대한 총평을 해야겠지만, 의도는 분명히 전투도 중요했고, 또 중요시한 것은 이순신의 내면적인 갈등, 자기가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 하는 거에 맞춰져 있다는 걸 좀 느끼겠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서부터 고문을 당하고 자기가 왔을 때 거북선이 불태워지고, 장군이 도망가고, 계속 위기가 닥치는 거죠. 그러면서 이순신 장군이...